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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기술 · 2026-11-02 · 대화 기반 종합·외부 재검증 필요

산을 넘는 송전선과 산을 뚫는 전력구: 산불 위험을 포함한 지중화의 경제학

345kV 가공·지중 단가의 조건, 산악 전력구, 산불 기대손실과 보험을 분리한 30~50년 생애주기 경제성 비교 설계.

이 글의 목차 · 8개 절
  1. 한국 345kV 비교의 출발점과 산술
  2. 산을 관통한다는 말의 두 뜻
  3. 비교 대상은 '지중화 대 방치'가 아니다
  4. '한 번의 대형 산불'을 연간 기대손실로 바꾸기
  5. 사적 비용과 사회적 비용이라는 두 장부
  6. 30~50년 순현재가치 비교의 설계
  7. 손익분기점을 묻는 올바른 질문
  8. 대화에서 제시된 자료와 검토 범위

산악 송전선을 지중화할 것인가. 처음에는 철탑과 케이블의 공사비를 비교하는 문제로 보인다. 그러나 한 번의 산불이 수십 년간의 전력설비 투자비를 압도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질문은 달라진다. 산을 넘어가는 편이 당장은 싸더라도, 불이 날 확률과 그 피해를 평생 부담한다면 정말 싼가? 이 물음에는 공사비, 산불의 원인과 확산, 손해배상, 보험, 정전과 복구가 함께 들어간다.

핵심 구분은 가공 송전선 대 지중 송전선의 초기비용 비교와 두 방식의 생애주기 기대비용 비교가 같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송전선이 시작한 불과 산불이 송전설비를 파괴한 경우도 구별해야 한다.

한국 345kV 비교의 출발점과 산술

국내 공개자료로 소개된 345kV급 비용의 예시는 가공선 약 32.2억 원/km, 지중선 약 258억 원/km이다. 같은 길이를 단순 곱하면 지중화가 약 8배, 차액은 약 225.8억 원/km가 된다. '약 10배'라는 정책·언론의 둥근 표현과 이 구체적 수치를 혼용해 정밀한 예산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회선 수, 선로 용량, 산정 연도, 포함된 공정과 부지 조건을 맞춰야 비교할 수 있다.

이 수치만 10km에 기계적으로 적용하면 다음과 같다.

  • 가공선: 32.2억 원/km × 10km = 322억 원
  • 지중선: 258억 원/km × 10km = 2,580억 원
  • 지중화의 초기 추가비: 2,258억 원

이 수치는 산악 10km 구간에 대한 견적이 아니다. 평균적 예시를 길이에 비례시킨 가정 계산이다. 산의 경사, 지질, 진입로, 터널 심도, 선로 용량과 회선 수, 접속 설비를 알지 못한 채 이 숫자를 특정 사업의 공사비로 사용할 수 없다.

대화에 제시된 국내 선례 가운데 2014년 경인권 전력구 사업은 16.2km, 토목 1,916억 원과 케이블 1,871억 원, 합계 약 3,787억 원으로 소개되었다. 이를 단순 길이로 나누면 약 234억 원/km다. 광양–여수 345kV 2회선 전력구는 5.9km에 약 700억 원, 최대 심도 약 90m, 해저터널 5.4km가 언급되었다. 사업마다 터널·케이블 비용과 범위가 다르므로 앞의 258억 원/km와 직접 비교해 어느 공법이 싸다고 판정할 수 없다.

산을 관통한다는 말의 두 뜻

가공선은 철탑을 세우고 능선과 계곡을 넘어간다. 그렇다고 산악 가공선이 늘 쉽고 값싸다는 뜻은 아니다. 철탑 부지와 공사용 접근로, 산림 훼손, 운반·기초공사가 필요하다.

지중화는 얕은 관로에 케이블을 묻는 방식만을 뜻하지 않는다. 지형에 따라 도로를 따르는 관로, 별도 전력구, 깊은 터널, 수직구와 접속 공간이 필요할 수 있다. 산을 터널로 관통하는 노선과 기존 도로를 우회하는 지중 노선은 길이도 공법도 다르다. 두 대안은 같은 직선거리가 아니라 각 방식으로 실제 시공할 노선 길이를 기준으로 계산해야 한다.

산림 화재의 점화원을 제거하는 효과만 따로 보면 지중화는 매력적이다. 그러나 지중선도 고장과 복구가 없지 않으며, 긴급 접근·열 관리·복구시간이라는 다른 비용을 부담한다. 지중화가 산 전체의 모든 산불을 막는 것은 아니다. 입산자 실화처럼 전력선과 무관한 발화는 그대로 남는다.

비교 대상은 '지중화 대 방치'가 아니다

지중화가 싸지 않은 이유가 단순히 보수적인 투자관행 때문인지 알려면 현실적인 대안을 여럿 비교해야 한다.

  • A안, 기존 가공선 유지: 일반적인 점검·전정·설비교체만 수행
  • B안, 가공선 보강: 위험목 관리, 전기적 보호장치, 감시, 조건에 따른 운전 변경을 결합
  • C안, 선택적 지중화: 강풍·인구·피해 규모상 위험이 높은 몇 km만 지중화하고 다른 구간은 보강
  • D안, 전 구간 지중화: 발화원 감소 효과는 크지만 추가 자본비와 공사 불확실성이 가장 클 수 있음

특히 송전용 154/345/765kV 설비와 저압·중압 배전선의 대책을 혼동하면 안 된다. 해외의 커버드 컨덕터나 REFCL 사례는 주로 배전망의 특정 고장 형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 수치를 345kV 산악 송전선에 그대로 대입할 수 없다. 국제 비교는 이런 기술적 범위 차이를 함께 설명한다.

'한 번의 대형 산불'을 연간 기대손실로 바꾸기

장기 비교에서 핵심은 한 건의 산불 피해액이 아니라 발생확률을 가중한 손실의 연간 기대값(EAL, Expected Annual Loss) 이다. 단순화하면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EAL = 연간 발화빈도 × 발화 후 대형화 확률 × 사고 1건당 부담액

사고 유형을 소규모·중규모·대형으로 나눌 수 있다면 각 유형에 대해 확률과 손실액을 곱해 합한다. 한 번 발생한 대형 산불의 실제 피해액을 곧바로 매년 발생할 비용처럼 놓는 것은 오류다. 반대로 평균만 보면 드물게 일어나는 초대형 사고의 꼬리위험이 의사결정에서 사라질 수 있다.

구간의 위험은 기상(강풍·건조), 수종과 연료량, 경사, 선로의 상태와 발화 기전, 주거지·문화재·산업시설과의 거리, 대피와 진화의 접근성에 따라 달라진다. 미래 위험이 항상 과거와 같다고 가정할 근거도 없다. 다만 해당 변수의 실제 계수는 대화에서 확보되지 않았으므로, 위험도의 크기를 임의의 수치로 확정할 수 없다.

사적 비용과 사회적 비용이라는 두 장부

한전의 재무적 비용에는 설비투자와 유지관리, 고장·정전 관련 부담, 자체 복구, 확정된 손해배상, 법률비용, 보험료와 자기부담금 등이 들어간다. 사회 전체의 비용에는 산림·생태계 피해, 주민의 건강·주거·영업 손실, 대피와 공공 진화비용, 문화재·관광 피해처럼 한전 장부에 모두 잡히지 않을 수 있는 손실도 포함된다.

둘은 같은 표 안에 합산하면 이중계산하기 쉽다. 한전이 피해자에게 지급한 배상금은 한전에는 지출이지만, 사회 전체의 계산에서는 피해자의 실물손실과 같은 비용을 두 번 세면 안 된다. 보험금도 사고의 물리적 피해를 없애지 않는다. 보험사는 손실을 다른 주체에게 옮길 뿐이며 보험료, 재보험과 자기부담이 뒤따른다.

법원에 접수된 구상청구액 역시 경제적 손실의 대리변수로 단순 사용하기 어렵다. 청구액, 인정액, 실제 회수액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 층위는 배상·보험과 위험사회의 제도에서 구분한다.

30~50년 순현재가치 비교의 설계

대안 j의 순현재비용은 다음 구조로 적을 수 있다.

NPC(j) = 초기 건설비(j) + Σ[연간 유지·고장·사고 기대비용(j,t) / (1+r)^t] + 말기 비용의 현재가치

여기서 r은 할인율, t는 운영 연도다. 같은 할인율과 분석기간(예: 30년 또는 40년)을 모든 대안에 적용한다. 먼저 가공선의 보강과 선택적 지중화가 만드는 추가 비용을 계산하고, 그 비용이 줄여주는 연간 기대손실의 차액을 할인해 비교한다.

지중화 순편익 = 회피한 장기 기대손실의 현재가치 − 지중화·운영의 추가비용 현재가치

이 모델은 반드시 두 번 돌릴 필요가 있다. 첫 번째는 한전이 실제 지출할 재무적 위험을 기준으로, 두 번째는 국가와 주민이 함께 부담하는 사회적 손실을 기준으로 한다. 국가가 정책 지원을 결정할 때와 한전이 자체 투자 결정을 할 때 다른 답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가장 큰 민감도 변수는 선로 기인 발화 빈도, 발화 후 대형화 가능성, 최악의 피해 규모, 배상책임 인정 및 보험 회수, 공법별 공사비다. 낙관·기준·극단기상 시나리오를 함께 계산하되, 고위험 날의 발화와 확산을 독립 사건처럼 무턱대고 곱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손익분기점을 묻는 올바른 질문

'산불 피해가 수천억이니 지중화가 이익'이라는 말은 불충분하다. '지중화는 8~10배나 비싸니 무조건 손해'도 불충분하다. 손익분기점은 해당 구간에서 전력설비 기인 산불·정전·배상 위험이 매년 얼마만큼 줄어들어야 하는가로 정의해야 한다. 위험이 극히 높은 몇 km에 지중화를 집중한다면 전 구간 지중화보다 훨씬 낮은 추가 비용으로 상당 부분의 위험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 이것은 아직 결과가 아니라 검증할 가설이다.

실측 자료가 없다면 결론을 보류해야 한다. 필요한 데이터는 전압·회선·공법별 공사비, 선로 유형과 km·연간 발화 건수, 기상·지형별 확산률, 사고별 최종 손실과 배상·보험 분담, 지중설비의 고장·복구비다.

대화에서 제시된 자료와 검토 범위

위 링크와 수치들은 기존 논의에 등장한 것만 기록했으며 원문을 새로 열람해 검증하지 않았다. 사업비의 연도·구성 항목·단가 기준이 일치하는지는 재확인이 필요하다.

연결된 글

자료·검토 표기: 내부 총합·외부 미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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